2016년 5월 22일 일요일

사랑해도 될까요? [일기]~

사랑해도 될까요? [일기]사랑이 숨긴다고 숨겨지니?'이서현. 음……. 임서연? 너희들은 뭐냐? 남매냐?''그런데? 언제부터 남매하기로 한 거예요?''아냐! 예인아 그런 적 없는데…….'서연이 답답함에 울상을 지으며 말끝을 흐렸다. 일이 왜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다. 예인과의 대화를 멀뚱히 듣고 있던 서현이 돌연 웃음을 터트리더니 옆에 털썩 주저앉아 서연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하하하. 왜 그래? 우리 이제 사이좋게 지내기로 했잖아, 그렇지 연아?'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정신을 뺏긴 서연이 채 대답을 못하고 입만 뻥긋거렸다. 생각해 보니 그런 말을 했던 것도 같았다. 하지만 뭔가 다르지 않나?자기 일인데도 왠지 맘대로 되질 않았다. 게다가 어깨에 둘러진 팔을 통해 그의 목소리가, 웃음소리가 고스란히 귓가로 떨어졌다. 이렇게 꼭 붙어 있자니 그나마 정신 없는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질 않았다. '저기, 이것 좀 놓고…….'정신없이 달콤한 입술에 빠져들던 서현은 긴장하며 굳어진 서연의 반응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열에 들뜬 사춘기 소년도 아니고, 평범한 키스에 정신을 잃을 정도로 몰입하다니……. 미친 게다. 찬물을 뒤집어 쓴 듯 한꺼번에 이성이 돌아와, 심장이 바닥으로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난생 처음 여자 앞에서 진땀이 났다. 아쉬움인지 난감함인지 모를 한숨이 새어 나오는 것까지 막아지진 않았지만……. 서연은 온몸이 심장으로 변한 듯 울리는 거친 고동소리가 자신의 것인지 그에게서 전해지는지조차 파악할 수가 없었다. 그의 팔이 아직 자신을 안고 있다는 사실도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설 수 없는 상황도 이해되지 않았다. 오로지 입술 위로 떠돌던 감각만이 서연의 머릿속을 헤집고 휘돌았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의 거친 숨소리가 잦아들더니 어느새 머리 위로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졌다. 놀란 그녀를 진정시키듯 조심스러웠다. 순간 따뜻하고 단단한 그의 품에 안겨 그대로 모든 것을 잊었으면 싶었다. 왜일까? 갑작스레 떠오른 낯선 감정에 고개를 들지 못한 서연이 문득 고소를 지었다. 자신에게 허락되어진 품이 아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냉정한 현실이 떠오르며 서연의 이성을 깨웠다. 마침 서현의 부드러운 음성이 귓가에 울렸다.“놀랬지? 그래도 미안하단 말은 안 한다. 난 진심이거든. 당장 대답을 바라는 건 아니야. 그냥 내 가슴이 덜컥거리면서 널 사랑한다고 하니까 너도 진지하게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고백이라. 서연의 정수리를 내려다보던 서현이 언뜻 난감한 미소를 지었다. 사람 일은 정말 알 수가 없다. 자신과는 평생 인연이 없으리라 생각했던 간지러운 단어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마음을 다해 풀어내고 있지 않은가. 대책 없이 두근거리는 심장이 낯설었다.(/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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