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1일 수요일

빛나거나 미치거나 1,2 세트 [현고운]~

빛나거나 미치거나 1,2 세트 [현고운]Yes24 e연재, 다음 스토리볼 화제의 인기작[1%의 어떤 것], [인연 만들기]의 작가, 현고운 최초의 팩션 역사 로맨스!저주받은 넷째 황자와 망국의 공주,딱 하룻밤 혼인에 천하를 얻고자 하다니!첫날밤의 황당한 거래가 운명을 바꾸다.“넌 누구지?”“어쩌면 그쪽 신부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요.”“미안하지만 난 애랑은 혼인하지 않는다.”어림없는 소리. 신부라니. 그나저나 내가 이 어린 꼬맹이에게 납치를 당했다고? 고려에서 두 번째로 잘난 황자가 납치당하여 혼인까지 하게 생겼다니.어떻게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거지?“필요한 걸 말해요. 뭐든지 다 해 줄게요. 네?”“뭐든지 다라. 정말 내가 원하는 걸 줄 수 있나?”중원 최고의 장사치인 신율은 지금 당장 가짜 신랑이 필요했다. 미모로 꼬시든 돈으로 사든, 혹은 납치를 하든 말이다. 하지만 그가 원한 것은 어이없게도 제국의 황제였다. 막무가내로 혼인하자는 그녀도 정상은 아니었지만, 이 남자도 제정신은 아니었구나.딱 하룻밤 혼인에 천하를 달라니, 이건 완전 도둑놈 심보다.저에게 광종이라는 황제는 처음부터 매력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세상을 바꾸는 방법을 아는 군주였습니다. 후사에 ‘미친 황제’라는 혹독한 비난도 있었지만 꽤 오랜 시간을 참고 인내한 황제는 고개 숙였지만 지지 않았고, 기다렸지만 멈추지 않았습니다.고려 오백 년의 빛나는 역사에는 황제 광종이 있었습니다.광종이라는 인물에게 호기심이 생긴 이유는 또 있습니다. 광종에게는 부인이 두 명 있습니다. 황후로 불리는 정비 한 명과 부인으로 불리는 후비 한 명. 어려서 혼인한 것이 분명한 대목황후(황보부인)와의 사이에서는 꽤 오랫동안 자식이 없었습니다. 두 번째 부인인 경화궁부인에게는 황후의 호칭도 내려주지 않았고, 자식 또한 없었지요. 두 번의 혼인 모두 족내혼입니다. 대목황후는 왕소(후에 광종)의 이복 누이였고 경화궁부인은 조카였습니다. 혈통의 순수성을 유지하려는 신라 왕실의 풍습을 이어받은 고려에서 족내혼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지만, 고려의 황제 중에서 족내혼은 왕소가 처음이었습니다. 아마도 위로 형님이 있는 왕소가 황제에 오르리란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족내혼이 가능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광종은 황제가 되기 이전에도, 이후에도 그 흔한 공신이나 호족들과의 인연을 맺은 적이 없습니다. 황제가 된 후 광종과 황보부인과의 관계는 누가 봐도 정치적으로 상극을 달립니다. 광종과 대목황후 사이에서 태어난 고려의 제5대 황제인 경종이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할까 두려워할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경종은 두 사람이 혼인한 지 십여 년도 넘은 세월이 지난 후에 얻은 아들이었습니다.여기서부터 작가의 상상력이 시작되었습니다.야심만만한 젊은 황자가, 그것도 황실을 번성시킬 의무가 있는 황자가 황제가 되어서도 자식이 없다니. 그리고 정치적 색깔이 다른 부인이 웬 말인지. 경화궁부인에게는 왜 자식이 없었을까. 왜 황제가 되어서 다른 후궁을 얻지 않았을까…… 그러다 광종에게는 분명 좋아라 하는 여인이 따로 있었을 것이라고 저 혼자만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그 여인을 머릿속에서 찾아냈습니다. 이런 호기심으로 시작한 상상력을 마무리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역사’라는 무게가 가벼운 게 아닌지라 차라리 가상 시대를 배경으로 할까도 생각했지만, 처음부터 ‘왕소’라는 인물에 꽂혀 시작했는데 중간에 바꾸어 버리면 왠지 남자 주인공을 배신하는 것 같아서 그렇게 못 했습니다. 왕소 황자와 신율의 이야기는 작가가 꿈꾸는 행복한 로맨스입니다. 소설 속에서야 공주이고 황제이지만 이들 또한 제게는 그저 제 상상력 속에서 만난 소중한 아이들입니다. 제가 아끼는 그들이, 맹랑한 신율과 굳건한 왕소가 변치 않는 사랑으로 아마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을 거라고 믿습니다. [1%의 어떤 것(강동원, 김정화 주연)], [인연 만들기(유진, 기태영 주연)]를 비롯, 드라마와 소설을 넘나들며 광범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 현고운. 쉴 새 없이 터지는 재기 발랄한 대사,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사랑받는 그녀가 오랜만에 팩션 역사 로맨스로 돌아왔다.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고려 역사와 4대 황제 광종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소설 속 남자 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황제 광종이 아닌, 황자 ‘왕소’와 그의 숨겨진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주받은 운명을 타고난 젊은 황자 ‘왕소’와 망국의 공주 ‘신율’이 만들어내는 찬란한 로맨스를 통해 역사와 허구를 절묘하게 버무린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최대한 고증에 충실하면서도 로맨스소설 특유의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팩션 역사 로맨스다. 빛 광(光), 미칠 광(狂)…… 빛나거나, 미치거나!고려 최초의 개혁 군주, 광종의 재발견TV나 소설로 많이 다루어져 익숙한 조선시대에 비해, 고려는 마치 ‘판타지 소설’ 속 공간처럼 우리에게 낯설기만 하다. 조선 왕조가 500년이라는 건 많이들 알지만, 그보다 앞서 황제의 나라 고려가 500년간 존재했던 제국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리고 고려를 통치했던 황제들은 더욱더 알려져 있지 않는 존재이기도 하다.고려 최초로 개혁에 성공한 빛나는 이름을 가진 황제, 광종. 그는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였고, 억울하게 노비가 된 양민을 위하여 노비안검법을 시행하였고, 우수한 인재를 등용하기 위하여 과거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러한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 비대해진 호족, 공신 세력을 약화시켜야만 했으며, 결국 호족, 공신 세력은 물론 왕권을 위협하는 왕족마저 숙청하기에 이르렀다. 비록 ‘피의 군주’, ‘미친 황제’라 불렸지만 무능한 호족, 공신을 처단하고 백성을 배부르게 했으니, 500년 고려사의 초석을 이룬 황제라 할 수 있다.“그러니까 왜 혼인을 안 하겠다는 것인지 이유를 대 보거라.”“아바마마는 그리 혼인을 많이 하시니 좋으셨습니까?”“그거야…….”표정 없는 얼굴로 되묻는 왕소의 날카로운 지적에 29명이나 되는 부인을 두고 있는 황제는‘끙’ 하고 낮은 신음을 삼켰다.한시도 조용한 날 없이 시끄러운 황궁을 돌아보면 황제 또한 그리 할 말이 없는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p.16“잘못 알고 계십니다.”“뭐가 말이냐”“호족들 따위가 뭐라 난리를 치는 것은 두렵지 않습니다.”“그렇다면 왜 내가 후회한다 하는 것이지”“제가 만인지상의 자리에 오른다면, 저는 절대 공신들과도, 호족들과도 타협하지 않을 생각이니까요. 황제의 작은 권력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고, 백성의 어떤 것도 빼앗아 가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이 절 그냥 두겠습니까, 아니면 제가 그들을 그대로 두고 보겠습니까?” (/ p.23)어쨌거나 다 필요 없다. 어느 놈인지 아무나 걸리기나 해라. 제발 한 놈만. 어디 보자. 저놈은 너무 늙었고, 저 녀석은 또 어리고, 쟤는 중원 사람이구나. 그 많던 사내 녀석들이 다 어디 가고. 인물이 없어, 인물이.시간이 가면 갈수록 백묘와 장백산의 눈빛이 매서워지고 급해지고 있었다. (/ p.35)“넌 누구지?”“어쩌면 그쪽 신부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요.”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그녀가 빠르게 대꾸했다.어림없는 소리. 신부라니.너울을 걷어 보지 않아도 눈앞의 신부는 아직 여인이 되려면 한참이나 기다려야 할 꼬마였다. (/ p.41)“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는 건지 우리도 좀 압시다.”“소 황자께서는 황제 서열 두 번째이십니다. 그런 분이 너무 정치와 가까우시면 오해를 받기 딱 좋으시지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사시는 게 황제 폐하를 돕는 길입니다.”지몽의 대답에 대신들을 바라보는 황제의 얼굴이 서늘해졌다. 멍청한 것들은 바로 너희들이라는 듯이. (/ p.72)계곡물 소리가 귓가에 요란하게 들려온다. 이놈의 물이 웬수다. 태어날 때부터 물에 던져지더니만 결국 물에 빠져 죽는구나 싶은 순간, 차가운 물이 발끝에 닿기도 전에 누군가 그녀를 감싸 안았다.어, 경인가? 그새 도착한 건가?다행이다 싶어서 눈을 뜨자, 경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마주해야 했다. 신율은 눈을 깜박였다. 자신을 바라보며 환히 웃고 있는 남자는 분명 여섯째 황자였다. (/ p.88)“제가 아무리 마마님을 목 놓아 외쳐 불러도, 아무도 마마님으로 보지 않을 것입니다요.”누가 저 낡아 빠진 장포를 걸치고 덜렁 검 하나만 메고 있는 사내를 황자로 볼 것인가. 많은 황자 중에서 왜 하필 이렇게 시커멓게 괴상하고 희한하게 어두운 넷째 마마의 시종이 되었는지, 길한 복만 잔뜩 가지라는 길복이라는 이름과는 상관없이 참으로 박복한 팔자인가 보다. (/ p.106)“입도 좀 벌려 보거라. 치아는 어떤가. 엉덩이도 탄탄하니 괜찮고.”신율이 손에 들고 있는 부채로 ‘툭툭’ 하고 그의 엉덩이를 쳐대자 왕소는 피식 미소를 삼켰다. 어이없는 이 시간들이 왠지 재미있어진다. 어린 사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 것도 같았다. (/ pp.113~114)“빛 광. 사람(人)의 머리 위에 불(火)이 있으니 어찌 그 머리가 제 역할을 하겠습니까.”“그렇다면 내가 미치기라도 한다는 뜻인가?” (/ p.208)“여러 가지로 불공평하구나. 너는 나를 아는데 나는 너를 모르고, 난 궁금했는데 넌 그렇지 않았다니.”그래, 그것은 불공평한 것이야.나 혼자 궁금하고, 나 혼자 알고 싶고, 나 혼자 보고 싶었다. 참으로 희한하게 말이다. (/ p.244)하지만 무슨 해괴한 마음인지 아무리 기녀들이라도 신율의 몸을 허락 없이 더듬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독점욕이 가슴 한구석에서 모락모락 뭉쳐지고 있었다.“나와 술 먹을 때는 내게 집중하거라. 다른 짓거리는 나중에 해야지.”“진작부터 집중하고 있었는데요.”. (/ p.261)황자의 눈썹이 삐딱하게 치켜 올라갔지만 신율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환히 웃어 보였다. 달보다 더 고운 모습이었다.사내 녀석이 어찌 저리 웃음이 흔한 것인지.덜컹,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 p.300)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