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5일 일요일

동시에 [잉게보르크 바흐만]~

동시에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작가 잉에보르크 바흐만의 미완성 유고집. 국내에 번역된 적이 있었던 5편의 단편 이외에, 그녀가 열아홉 살 때부터 서른세 살 때까지 쓴 초기작 10편과 서른아홉 살 때부터 마흔다섯 살 때까지 쓴 후기작 2편, 모두 12편의 국내 미발표작이 실렸다.언어의 비범함과 인식의 날카로움, 감성의 에너지는 바흐만의 글이 초기 작품에서부터 지녀온 뚜렷한 특징들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존재의 교차지점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그들은 사랑이, 진실이, 또는 삶과 죽음이 문제시되는 각자의 어떤 결단 앞에 서 있다. 그 중 '사랑'은 유고집 에 수록된 단편들의 중심 테마이다.동시통역사를 주인공으로 하여 언어와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엮어낸 단편 '동시에'는 바흐만의 개성이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난 작품들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찰나적인 공유의 시간만을 허용하는 사랑을 슬로비디오처럼 좇으며 전개되는 소설이다.'개 짖는 소리'는 근원적인 인간관계에서의 사랑의 부재를 파헤친 작품. 열아홉에 쓴 '페리선'은 그녀의 문학적 재능이 이미 오래전에 드러났음을 보여준다. 스물셋에 쓴 '천상과 지상', '스핑크스의 미소', '순례행렬과 부활'에서는 풋풋한 습작의 분위기와 우화적인 어조, 이십대 초의 발랄함이 엿보인다.나 그리고 우리. 종종 나는 우리라는 말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우리 여자들과 우리 남자들, 우리 영혼들, 우리 형편없는 놈들, 우리 선원들, 우리 장님들, 우리 장님 선원들, 우리 지식인들, 우리의 눈물, 고귀함, 소망, 희망과 절망을 지닌 우리.나뉘지 않는 우리, 각 개인들로 나뉘지만, 그래도 존재하는 우리.나는 죽음을 향해 걸어가면서 우리를 말하지 않을까. 죽음이 동행해주는 가운데, 우리 침잠해가는 이들, 우리 부질없는 이들이라고? - '죽음은 올 것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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